무엇을 관찰해야하고 무엇을 써야하는가? 글을 쓰기에 앞서서 의문을 가지게 되는데에 그 첫번째로는 위의 질문이 있겠다.
도대체 무엇에 관하여 내가 글을 써야하는가? 그리고 어떤 글을 써야하는가? 이다. 내가 보기에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냥 그런 것을 생각하기 전에 어떤 소재 하나를 생각한 뒤 쭉 나아가면 결국 글은 제 모양을 이루게 되기 때문이다.
나에게 글은 자유다, 나 자신이다, 고유의 것이다, 특별한 것이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쓰던지 아무 목적없이 방랑하는 그런 사람처럼 휘둘러진 글도 결국에는 나에게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나만이 그 글을 쓸 수 있고 나만의 문체가 있으며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그러한 말이 하나하나 어우러져서 결국에는 내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요새 사람들이 글을 쓰는 모습을 보면 그러한 '본질'에서 멀어진듯 한 느낌이 많이 든다. IT분야의 글들도 충분히 나다워질 수 있다. 왜냐하면 컴퓨터 용어와 테크놀로지컬한 용어 속에서 스스로의 문체가 자리잡히기 때문이다. 경제나 경영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특히 마케팅분야나 자기개발분야 등 인문학적 성향이 가미된 분야에서는 더더욱 '글'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뭔가가 다르다고 해야하나. 물론 글 자체가 하나로 묶이기는 하지만 글이라는 카데고리 안에는 수필, 소설, 주저리, 메모, 정보 전달 등 여러가지 종류와 목적이 포함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전히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런 글들을 읽고 그 사람이다, 라고 알아볼 수 있는 그러한 정체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다.
심지어 가끔은 내가 우리말로 된 책을 읽고 있는 것인지 외국어로 된 책을 읽고 있는 것인지를 모르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게다가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책들, 과연 모두 읽을 수 있을까, 읽고 내가 인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정보 과잉에 대한 의문도 고개를 치켜올리고는 한다. 사람들은 글에 자신을 표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또 그 글을 읽으면서 어떤 사람에 대하여 인지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나, 자기자신에게만 정신이 집중되어있기 때문에 우리는 결국 모든 글을 나답게 읽는다. 나답게 읽는다는 것이 나쁜말은 아니지만 모든 책을 나답게 읽는다면 그 글을 쓴 사람의 이미지는 훼손되어버리고 또 다른 나만 남게 되는데 과연 이것이 바람직한 방향인가에 대한 생각이 든다.
결국 내가 원하는 글이라는 것은 즐기고 느끼고 음미하는 것인데, 왜 글자 한톨 더 보려고 안달난 사람들처럼 살아가는지, 요새 사람들의 책읽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해본다. 교과서에 나온 말대로 책을 읽는다면 정말로 망해버릴 것이라고 고등학교때까지 생각했었고 수능을 보면서 이딴식으로 배워서 어디에 써먹는다는 말이냐라고 생각했지만 과연 그랬을까, 나는 그 때의 공부가 나름대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교과서에 있는대로 그리 천천히 조용히 읽어만가면 좋을 것을 왜 우리는 못따라잡아 안달난 2등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왜 빨리빨리가 한국인의 모토가 되었을까 좀 생각해보고싶다.
숨 좀 쉬면서 살아가자고, 우리 제발 살면서 살아가자고 말하고 싶다. 숨쉬면서 사는 것 보다는 정말 사는 것처럼 사는 것이 모두가 좋고 좋은 것 아니겠는가? 여유, 고른 숨쉬기. 우리한텐 그런 것이 필요하다.





덧글
KimHEENA 2011/08/16 00:06 #
좋고 좋은것, 외국인들에게 '역동'과 '빨리빨리'를 구분해 충고해주고싶어
Je suis lisa 2011/08/20 08:19 #
Dynamic VS Speed(or rapide)의 차이랄까. 알고는 있더라, 근데 그냥 한국인의 특성이라기보다는 전반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그러한 것 같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