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프랑스 언론에 나타난 한국: 르 몽드와 르 피가로 기사를 중심으로 Des petits idées



프랑스 신문들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한국 신문의 구성과 비교해보려는 생각은 해봤지만 프랑스 신문들이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슈를 어떻게 다루는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어찌보면 한국에서는 후자가 더 의미 있는 연구로 생각될 지도 모르겠다.

신기하게도 글쓴이인 김민정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해서 파리 2대학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파리 2대학에는 저널리즘 연구소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정치학을 공부한 사람이 저널리즘과 관련해 이렇게 세세하게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도 특이했다.
다만 본인의 전공이 그쪽이다보니 사회 정책이나 하드한 부분에 대해서는 잘 다루어졌지만 문화 부분은 세분화해서 보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실제로 르 몽드와 르 피가로를 1945년부터 2014년까지 모두 샅샅하게 찾고 일일이 읽어가며 기사를 찾아낸 열정(아마도 디지털화되지 않은 자료가 많아서인 것으로 보인다.)에는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그 결과 한국은 미국, 소련, 일본, 중국 등 다양한 나라들과 얽혀 국제적으로 특수한 상황에 자주 놓여있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과 관련된 기사들이 자연스럽게 많았다는 것에도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해당 기사 텍스트 중에서도 한국에 대해서 어떻게 기자들이 생각하는지 기자들의 사견이나, 우리의 문화나 맥락적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세히 볼 수 없었던 것은 아쉽다.
양적으로는 좋은 연구라고 생각되고, 어떻게 한국에 대한 보도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 추세는 어떤지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책이었다.
학교 도서관에 따로 신청해서 구매할만큼, 미국 중심으로 이뤄지는 저널리즘 연구에서 프랑스와 관련되어 이런 책이 최신으로 출간된 것도 너무 즐거운 일이었다.

대표적인 좌파 신문인 르 몽드, 우파 경향의 르 피가로를 꼽은 것도 프랑스 여론과 언론의 양대 산맥을 대표적으로 잘 보여줄 수 있는 정론지와 일간지라는 면에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여기서 좌, 우는 한국에서의 좌 우와는 다르다는 것을 명기하고 싶다.
다니엘 튜더가 책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한국은 진실된 의미로써의 좌파, 우파는 있지 않다. 그냥 한 사람이 대표되어 그 사람의 의견이 마치 좌파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우파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오늘날 정치에서 말하는 좌, 우가 프랑스의 의회에서 비롯된 것처럼 프랑스에서 말하는 좌, 우는 정말 정책이든 성향이든 모든 면에서 다양하고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한 신문은 자신의 색(이라고 말하면 부정적으로 보일 지도 모르겠다. 특히 객관성을 모든 면에서 엄청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식 저널리즘의 전통을 이어받은 한국에서는 특히 말이다.)을 예전부터 꾸준히 드러내왔고, 어느정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마지막 결론에서 말한 바와 같이 르 몽드는 보다 심층적인 기사를 많이 싣고 국제적인 측면에서 한국의 위치를 보는 반면, 르 피가로는 주 독자층인 부유층과 주주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가 현재 어느 상황에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수치 위주의 정보를 많이 제공하고, 투자를 위한 콘텐츠 위주로 돌아간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마 논문 쓸 때 다시 한 번 빌릴 것 같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언론과 관련해서도 많은 책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책에서 르 몽드의 에릭 비데 기자가 1998년에 낸 책이긴 하지만 한국과 관련해 프랑스인의 시각이 어떤지를 서술해놓은 책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또 다시 도서관에 신청해두었다.
같은 학교 4년 다니면서 도서관에 책 신청한 적은 스무살 때 알바로 출판사에서 시켜 한 적밖에 없었는데, 같은 학교로 와서 이렇게 내 필요로 인해 책을 신청하게 된다는 것도 즐겁고 재미난 일 같다.
그래도 최근에는 공부를 하면서 내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내가 도대체 뭘 공부하고 살았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나의 미미함에 대해 깨닫게 되기도 하지만, 차라리 아는게 너무 많아서 발전하기 어려운 상태보단 비어서 채우는 상태가 낮다고 되뇌인다.




덧글

  • 채널 2nd™ 2017/05/21 00:20 # 답글

    >> 객관성을 모든 면에서 엄청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식 저널리즘의 전통을 이어받은 한국

    어정쩡한 객관성입니다 -- 이도 저도 아닌. (그런 점에서 한겨레는 독보적으로 '정권까기'에 특화된 매체입니다만, 다른 언론이라는 것들은 지들 불리해지면 닥치고 까대는 그런 -- 안철수같은..? -- 초딩 레벨을 자랑(?)합니다.)
  • La SJ 2017/05/21 07:39 #

    맞습니다. 동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프랑스
    언론의 정파성을 얘기한 것이기도 한데요, 정말 어정쩡하죠. 이도저도 아닌, 갑자기 얼굴을 훽훽 바꿔버리는.. 그래서 아떠한 면에서는 차라리 자신감 있게 정파성을 드러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이 듭니다. 서로 말을 경청한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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